기획 인사이트

27 SS, 우리 브랜드는 무엇을 봐야할까

뉴욕과 런던이 끝나고, 이제 밀라노와 파리가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27 S/S 런웨이에서 반복된 컬러·디테일·소재 3가지와, 시즌 기획 전에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27 S/S 컬렉션 시작, MD가 런웨이에서 먼저 볼 3가지

뉴욕과 런던이 끝나고, 이제 밀라노와 파리가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27 S/S 런웨이에서 반복된 컬러·디테일·소재 3가지와, 시즌 기획 전에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27 S/S 시즌,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27 S/S 시즌은 이미 두 번에 걸쳐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6월, 남성복 패션위크 (피티 워모·밀라노·파리) 유럽 전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열린 시즌이었습니다. 혁신적인 실루엣보다는 부드러워진 테일러링, 가벼운 소재, 컬러로 기존 스타일을 다듬는 방향이 뚜렷했습니다.

9월, 여성복 패션위크 (뉴욕·런던) 뉴욕은 '옷 입는 즐거움'이 돌아온 시즌이었습니다. 실루엣은 느슨해지고, 컬러는 선명해지고, 디테일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런던은 47개의 캣워크 쇼로 채워졌고, 맥퀸이 25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오고 크리스토퍼 케인의 멀버리가 데뷔하면서 어느 때보다 주목받았습니다.

다음은 밀라노, 그리고 파리 여성복 시즌의 절반이 끝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한 도시, 한 브랜드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쇼에서 반복된 신호를 먼저 골라내는 것입니다. 아래 세 가지는 그 기준으로 추렸습니다.

한 줄로 보는 27 S/S 무드

"힘은 빼고, 색은 더하고, 움직임을 입힌다."

  • 힘을 뺀다 — 테일러링은 부드러워지고 실루엣은 여유로워졌습니다. 완벽하게 정돈된 룩보다, 조금 흐트러진 룩이 더 새로워 보이는 시즌입니다.

  • 색을 더한다 — 뉴트럴 일색이던 몇 시즌을 지나, 원색과 파스텔이 다시 런웨이 중심으로 돌아왔습니다.

  • 움직임을 입힌다 — 프린지, 스카프, 러플, 흐르는 새틴까지. 멈춰 있는 사진보다 걸을 때 살아나는 옷이 많았습니다.

① 컬러 — 버터 옐로우, 제이드 그린, 그리고 '뉴트럴이 된 레드'

런웨이에서 반복된 컬러

버터 옐로우 뉴욕에서 가장 자주 보인 컬러입니다. 레몬부터 버터, 페일 옐로우까지 연한 노랑 계열이 여러 쇼를 채웠습니다. 프로엔자 스쿨러는 타이거 프린트에 녹여냈고, 티비는 일상용 단품에 컬러 블로킹으로 풀었습니다.

제이드 그린 캐롤리나 헤레라, 레이첼 코미, DVF, 토리 버치 등에서 제이드 계열 그린이 반복됐습니다. 지난 시즌 아쿠아·티파니 블루가 가볍고 계절적인 느낌이었다면, 제이드는 좀 더 묵직하고 차분한 톤이라 한 시즌 유행을 넘어 오래 쓸 수 있는 컬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6월 남성복 시즌에서도 초크 화이트, 빛바랜 블루, 웜 어스 톤과 함께 제이드 그린이 등장해 남녀 시즌을 관통한 컬러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레드, 코발트 블루 선명한 레드와 코발트 블루도 키 컬러로 꼽혔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건 레드의 쓰임새입니다. 토리 버치는 레드 스커트에 퍼플 톱을, 티비는 레드에 머스타드 블라우스를 매치하는 등 레드를 포인트가 아니라 뉴트럴처럼 활용했습니다.

남성복의 소르베 컬러 남성복에서는 클래식 네이비 수트 자리를 소르베 컬러 수트가 대신했습니다. 반면 밀라노의 이탈리아 하우스들은 블랙·베이지·샌드와 지중해 블루 중심의 안정적인 팔레트를 유지해, 포인트 컬러와 뉴트럴이 양극으로 나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컬러 체크 포인트

  • "한 가지 컬러"보다 "컬러 조합"을 보세요. 머스타드 + 레드, 레드 + 퍼플처럼 예상 밖의 조합이 이번 시즌 런웨이의 핵심이었습니다. 단품보다 코디 제안과 룩북 구성에서 먼저 반영하기 좋습니다.

  • 연한 컬러일수록 소재 퀄리티가 드러납니다. 버터 옐로우나 파스텔처럼 밝은 톤은 원단이 조금만 저렴해도 바로 티가 납니다. 컬러를 정하기 전에 원단부터 확인하세요.

  • 남녀 시즌을 모두 통과한 컬러가 1순위입니다. 제이드 그린처럼 6월 남성복과 9월 여성복에 모두 등장한 컬러는 한 시즌 반짝 유행보다 오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② 실루엣·디테일 — 페플럼, 러플, 프린지, 과장된 커프스

런웨이에서 반복된 디테일

페플럼 26 S/S에 살짝 보이기 시작한 페플럼이 이번 시즌 본격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뉴욕의 여러 쇼에서 핵심 실루엣으로 등장했습니다.

러플 F/W의 다크 로맨스 무드가 봄으로 넘어오면서 러플로 표현됐습니다. 랄프 로렌은 러플 칼라 코튼 셔츠를, 카이트는 시어 스커트 수트에 대비되는 러플 트림을 올렸습니다. 런던의 시몬 로샤 역시 리본·러플·레이스·투명 소재라는 자신의 시그니처를 이어갔습니다.

프린지 & 스카프 벨트 '움직임'이 가장 잘 보인 디테일입니다. 몬스는 테일러드 재킷에 프린지를 늘어뜨렸고, 울라 존슨·심카이·킴 슈이 등 여러 브랜드가 상의부터 드레스까지 프린지를 올렸습니다. 허리에는 스카프를 둘러 벨트처럼 연출하는 스타일링이 반복됐습니다.

과장된 커프스 & 커머번드 클래식 아이템을 살짝 비트는 방식도 두드러졌습니다. 셔츠 커프스가 과장되게 커졌고, 턱시도에 쓰이던 커머번드가 캐주얼 룩으로 빠져나왔습니다.

60년대 모드 미니 & 로맨틱 코르셋 원색 컬러 블로킹의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처럼 60년대 무드가 여러 쇼에서 보였습니다. 코르셋도 다시 돌아왔는데, 지난 시즌의 란제리 느낌보다 페플럼 트림·아플리케·오프숄더 레이어링을 더한 로맨틱하고 우아한 방향입니다.

'언던(Undone)' 디테일 완벽하게 마감된 옷 대신, 끈이 흘러내리거나 밑단을 마감하지 않은 룩이 여러 쇼에서 등장했습니다. AI 필터와 SNS 속 '완벽함'에 대한 반작용으로 읽히는 흐름입니다.

디테일 체크 포인트

  • 전면 적용보다 부분 적용부터. 프린지는 헴라인·소매 끝·가방 스트랩처럼 작은 면적에서 먼저 테스트하는 것이 리스크가 낮습니다.

  • 새 아이템보다 '베스트셀러 + 디테일 하나'. 작년 잘 팔린 셔츠의 커프스 볼륨만 키우거나, 기본 블라우스에 러플 트림만 더하는 방식이 이번 시즌 흐름과 가장 잘 맞습니다.

  • 스카프 벨트·커머번드는 액세서리로 먼저. 단품 액세서리나 세트 구성으로 넣으면 재고 부담 없이 트렌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페플럼은 체형 커버 포인트와 함께. 대중 브랜드라면 과장된 런웨이 버전보다 허리를 잡아주는 실용적인 페플럼으로 번역하는 것이 판매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③ 소재·아이템 — 리퀴드 새틴, 컬러 카 코트, 더운 날을 위한 옷

런웨이에서 반복된 소재와 아이템

태피터에서 리퀴드 새틴으로 2026년이 빳빳하고 구조적인 태피터의 해였다면, 27 S/S는 몸을 따라 흐르는 리퀴드 새틴의 시즌입니다. 랄프 로렌, 샌디 리앙, 컬트 가이아, DVF 등 성격이 다른 브랜드에서 고르게 등장했습니다.

컬러를 입은 카 코트 봄 아우터의 스테디셀러인 카 코트는 이번 시즌에도 계속됩니다. 달라진 점은 뉴트럴 대신 밝은 컬러, 파스텔, 프린트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더운 날의 시크' — 폭염이 만든 카테고리 남성복 패션위크가 폭염 속에서 열리면서, 한여름 도심에서도 스타일을 지키는 옷이 하나의 상업 카테고리로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통기성 좋은 린넨, 가벼운 사파리 재킷, 카고 쇼츠가 여러 쇼에서 반복됐고, 릭 오웬스는 쿨링 기술을 적용한 쇼츠까지 선보였습니다.

포멀 재킷 + 캐주얼 하의 밀라노 남성복에서는 포멀 재킷을 데님이나 캐주얼 하의와 섞어 입는 스타일링이 반복됐습니다. 프라다는 청바지·티셔츠·블레이저라는 가장 기본적인 옷을 다시 다듬는 데 집중했습니다.

소재·아이템 체크 포인트

  • 스테디셀러의 '소재 전환'이 가장 빠른 적용입니다. 기존 슬립 스커트나 블라우스를 새틴 계열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시즌 무드를 담을 수 있습니다.

  • 아우터는 형태는 그대로, 컬러만. 카 코트·트렌치처럼 검증된 아우터는 실루엣을 유지하고 컬러만 바꾸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세요.

  • 여름 기획 기간과 물량을 다시 점검하세요. 더위가 길어질수록 한여름 소재와 아이템의 판매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린넨 셋업, 오픈카라 셔츠, 테일러드 쇼츠처럼 '시원한데 갖춰 입은' 아이템은 남녀 모두 확장 가능한 카테고리입니다.

  • 셋업보다 단품 재킷 + 데님 코디. 상세페이지와 룩북 코디 제안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스타일링입니다.

레퍼런스로 짚어볼 27 S/S 쇼

트렌드 키워드와 함께 시즌 무드를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쇼들입니다.

생 로랑 (파리 남성) 일본 예술가 후지코 나카야의 안개 작품 아래에서 관능적이고 편안한 남성복을 선보이며 파리 남성 패션위크를 열었습니다. '부드러워진 테일러링'의 방향을 가장 잘 보여준 쇼 중 하나입니다.

루이 비통 (파리 남성) 퍼렐 윌리엄스는 거대한 파도를 연출한 무대 위에서 서핑 보드, 야자수 같은 서퍼 디테일을 댄디하게 풀어냈습니다. 리조트·서프 무드를 참고하기 좋습니다.

아미 파리 (파리 남성) 트렌치코트에 수영 반바지를 레이어드하는 등 파리지앵 실루엣을 자유롭게 섞었습니다. '포멀 + 캐주얼 믹스' 흐름의 대표 사례입니다.

우영미 (파리 남성) 한국 전통 민화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한국 브랜드라면 헤리티지를 시즌 무드로 푸는 레퍼런스로 참고할 만합니다.

프라다 (밀라노 남성) 청바지, 티셔츠, 블레이저라는 가장 평범한 옷을 크롭 슬림 팬츠, 크림 데님, 애시드 그린 포인트로 다시 다듬었습니다. 모두가 와이드로 갈 때 슬림 팬츠를 꺼낸 점도 다음 시즌 실루엣 변화의 신호로 볼 만합니다.

토리 버치·티비 (뉴욕 여성) 예상 밖의 컬러 조합을 가장 잘 보여준 쇼입니다. 컬러 코디 레퍼런스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시몬 로샤 (런던 여성) 리본, 러플, 레이스, 투명 소재, 실크 로즈 트림까지. 로맨틱 디테일 흐름을 참고하기 좋습니다.

27 S/S 기획 체크리스트

시즌 기획 회의 전에 아래 항목을 한 번씩 점검해 보세요.

구분

체크할 것

우선순위

컬러

버터 옐로우·제이드 그린 중 우리 브랜드 무드에 맞는 컬러는?

★★★

컬러

단품 컬러보다 코디 컬러 조합으로 제안할 수 있는가?

★★☆

디테일

작년 베스트셀러 중 러플·커프스·페플럼을 더할 아이템은?

★★★

디테일

프린지·스카프 벨트를 액세서리나 부분 디테일로 테스트할 수 있는가?

★★☆

소재

기존 스테디셀러 중 새틴 계열로 소재 전환할 아이템은?

★★★

아우터

카 코트·트렌치의 컬러 전환 옵션은?

★★☆

여름

한여름용 소재(린넨 등)와 아이템의 기획 기간·물량은 충분한가?

★★★

경쟁사

경쟁사는 이 트렌드를 이미 신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는가?

★★★

반응

런웨이 트렌드가 검색량·SNS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는가?

★★★

마지막 두 줄이 특히 중요합니다. 런웨이에서 뜬 트렌드가 모두 팔리는 트렌드는 아닙니다. 경쟁사가 실제로 상품화하고 있는지, 소비자가 검색하고 반응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우리 브랜드가 가져갈 트렌드를 좁힐 수 있습니다.

밀라노·파리에서 이어서 확인할 것

뉴욕과 런던에서 보인 신호가 유럽에서도 이어질지, 아래 세 가지를 중심으로 지켜보면 좋습니다.

  • 버터 옐로우와 제이드 그린은 밀라노·파리에서도 반복될까? 4대 도시를 모두 통과한 컬러라면 시즌 키 컬러로 확신해도 좋습니다.

  • 페플럼과 러플은 뉴욕만의 이야기일까? 파리 하우스들이 같은 방향으로 간다면 대중 브랜드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 폭염 대응 아이템은 여성복에서도 이어질까? 남성복에서 시작된 '더운 날의 시크'가 여성복으로 확장된다면, 여름 기획의 무게중심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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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터 옐로우가 몇 개 브랜드에서 등장했는지

  • 페플럼이 작년 동시즌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

  • 런웨이 트렌드가 검색량·SNS에서도 반응하고 있는지

  • 경쟁사가 이미 신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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